시인 다윗의 고통은 그 절정에 다다릅니다. 죽음과 죽음 이후의 음부의 장소인 ‘스올’이 언급됩니다. 실제로 다윗은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다다랐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 제가 이렇게 죄악과 고통 중에서 죽어 음부에 떨어져서 어떻게 당신께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얼마나 간절한 마음의 기도였겠습니까? 게다가 다윗은 정신적으로도 매우 쇠약해져 갔습니다. 한숨이 너무 깊어서 피곤할 정도였으며, 깊은 슬픔때문에 눈이 쇠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의 육체적이고 내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외부로부터 더해진 고통까지 그를 괴롭게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대적들 때문에 쇠약해진 눈이 어두워 지기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눈 위에 서리가 덮인 격) 이었습니다.
그러한 절정의 고통에 맞서며 다윗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밤마다 눈물로 내 침상을 띄우며 내 요를 적시나이다.” 과장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 정도로 다윗은 한편으로 자신이 당하는 육체적, 정신적, 영적 고통 때문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진심으로 회개하는 마음이 되었기 때문에 눈물의 기도와 간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 거의 1년여 동안 우리가 가장 많이 들어왔던 소식은 ‘오늘 코로나 바이러스에 몇 명이 감염되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또한 몇 명이 사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이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온 세계는 비교적, 외면적으로는 꽤 괜찮은 시대를 살아왔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고대로 갈 수록, 아니 미국의 건국 초기만 해도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죽음과 매우 가깝게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크고 위대한 사상가들이 시기마다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죽음 앞에서 가장 진실해지고 진지해지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고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며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렇듯 큰 고통을 허락하시는 이유가 바로 그러한 마음으로 하나님 한 분만을 찾도록 하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직한길
다윗에게 남은 ‘오직 한 길’은 기도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저는 늘 한결같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할 수 있으면 산다” 입니다. 단, 그 기도가 정말 기도여야 합니다. 다윗은 오랜 기간 동안 진정한 의미에서 기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의 절정에서 그의 마음은 기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신이 사랑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고통이라면, 그것까지도 사용하시는 분이 하나님 이셨습니다. 마침내 다윗의 깨뜨려진 마음에서 부터 진실의 샘이 솟아 났고, 이어서 눈물의 샘이 솟아 났습니다. 그것은 신자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다윗은 그의 기도 속에서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악을 행하는 너희는 다 나를 떠나라 여호와께서 내 울음 소리를 들으셨도다 여호와께서 내 간구를 들으셨음이여 여호와께서 내 기도를 받으시리로다.”(8,9절) 신자는 이럴 수 있으면 사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의 울음소리와 간구를 들으셨고 그의 간구를 들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다윗에게는 자신의 기도를 받으시고 응답하실 것이라는 확신에 이르렀습니다.
✦ 신자의 가장 큰 위기는 마음을 기울여서 기도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부터 모든 문제와 위기가 찾아 들기 시작합니다. 다윗이 경험 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기도할 수 없는 신자는 마치, 머리털이 잘린 삼손과도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도는 하나님과 우리를 강하게 묶는 띠와 같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줄을 놓치면 하나님을 놓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어떠한 마음을 갖느냐에 따라서 이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가 더 큰 위기가 될 수도 있고, 느슨해 졌던 기도의 줄을 더욱 강하게 잡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후자의 사람들이 되어야만 합니다. 우리 주변에 바짝 다가와 있는 죽음에 대한 감각은 우리를 더욱 진실하고 진지하며 가장 의미있고 영원한 것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해 줄 수 있습니다. 그 만큼 하나님 한 분만을 간절히 붙잡도록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들의 마음이 온전히 하나님께 기울어져서 우리의 고통을 하나님께 울부짖어 아뢰며, 회개할 것을 진실하게 회개할 수 있는 축복의 때가 될 수 있습니다. 다윗의 마음은 그 큰 고통의 시기를 지나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합니다. 저와 여러분 안에 아들로 인하여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복된 심령과 삶이 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여러분들을 사랑하고 격려합니다.